2024' 독립55주년 기념시

중보기도/ 박영희

빨강 싸이렌이 울리고

숨 가쁜 톡이 불나네

해독하기 어려운 부호로 

슬픔덩이에 싸여

두렵고 가여운 너를 위하여

긍휼을 깨우는 

기도하겠습니다 기도합니다

구름조각이 야곱의 사닥다리를 만들고

천사의 손들이 하늘 문을 향하여

일제히 부르짖는 주문

촛불을 켜고 온도를 높히면

동녘에 여명의 바람불고

경건한 빛이 동산에 떠올라

내 영혼의 기도가 열리고

분주한 일상에서

향기를 모으는 꽃의 마음

바람의 언덕에 떼를 이룬 공동체

주가 들으시게 울음소리 커지는 중보기도

서산에 붉은 해지도록

거룩한 응답이 있도록